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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연
SOS 110
- 작성일 : 2009-07-28
- 조회수 : 9792
- 작성자 :관리자
SOS 110
제가 상담을 시작한지 며칠 되지 않았던 날, 정말 어떤 일이든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열의로 가득 차 있을 때였습니다.
“저 너무 창피해서 그런데 통화 내용이 비밀이 보장되는 건가요?” 하고 조심스럽게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몇 년 전만해도 배우자 되시는 분은 명문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근무하시고 민원인께서도 고학력자로 남부럽지 않게 가정을 꾸려 나가고 계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집안에 어려운 일이 생겨 사채를 쓰게 되었고 그 후로 민원인과 배우자 모두 신용불량자가 되어 버리셨습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남편 월급의 절반이상은 차압이 되어 있는 상태로 현재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학비와 생활비를 위해 지속적으로 사채나 일수를 이용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갚는 식으로 빚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순환의 연속이었습니다.
민원인은 아이들에게 까지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배우자 분께서 회사 업무 하시는데 지장이 가지 않도록 여자 혼자의 몸으로 사채업자들의 협박에 시달려 오고 계셨습니다. 이제는 너무 지쳐 버리고 겁에 질리셔 110번에 도움을 요청해 오셨습니다. 민원인께서는 말을 잊지 못하시고 눈물을 펑펑 쏟으셨습니다. 민원인을 안정시켜 드리고 최대한 도움 드릴 수 있는 기관을 찾은 뒤 다시 전화를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사채업자들의 협박으로부터 벗어 날 수 있도록 피해 사항을 경찰에 신고하실 것을 안내 드리고 안타깝게도 정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으나 더 이상 사금용 이용을 자제 하시고 자녀들과의 안정적 생활을 위하여 직업을 갖으실 수 있도록 가까운 고용안전센터로 연계를 도와 드렸습니다. 또한 급여의 일정 부분은 차압이 되지 않고 보호 되거나, 회사 측에 사정을 알리고 급여를 현금으로 지급 요청할 것을 안내해 드렸습니다. 민원인께서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말에 안도 하셨고, 채무자로서 견뎌 내야 했던 갖은 협박과 욕설, 두려움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날 방법이 있다는 부분에 고마워 하셨습니다.
민원인의 모든 고통을 다 덜어드리지는 못했어도, 현재 상황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방향으로 안내해 드릴 수 있어서 저 또한 안심이 되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개인 한사람의 일이지라도 110번과 함께 함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함께 아픔을 공유 할 수 있다면……. 마음의 소리까지 듣는 상담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